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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투자자 사이 제법 많이 알려진 기업이지만 노광장비, EUV 독점 생산 및 공급하는 회사 정도로 알뿐 그 외 다른 성장동력은 잘 알지 못한다. 사실 이 기업은 노광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진출했으며, EUV뿐 아니라 다른 플랫폼 또한 사업 비중이 크다. 이 회사가 없으면 반도체 발전은 물론 4차산업 혁명도 없다는 시가총액 400조 원 덩치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을 알아보자.
Overview
반도체는 8대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그중 포토 공정(노광, Lithography) 반도체 장비 회사 세계 1위가 ASML이다.
포토공정이란,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전자회로 패턴을 찍는 공정이다. 말 그대로 광학을 이용한 공정으로 8대 공정 중에서도 난이도가 가장 높으며, 세계에서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곳은 단 3곳뿐이다. 그중 2곳은 일본의 광학기업인 니콘과 캐논이고, 다른 하나가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이다.
패턴이 그려진 포토마스크를 통과한 빛이 렌즈에 의해 굴절되어 4분의 1 크기로 줄어든 패턴이 웨이퍼 위에 새겨진다.
ASML 장비의 기술력이 향상된 덕분에 전자기기 소형화가 가능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광장비의 발전은 미세공정 향상을 의미하는데, 이 기술력으로 반도체의 집적도가 업그레이드되어 전력 효율, 속도 향상, 소형화 등 반도체 발전이 가능했다.
스마트폰의 반도체(AP)를 줌인해 들여다보면 미세한 칩 속에 3차원의 세계가 구현되어 있다. 이 미세한 회로를 통해 전류가 흐르고 데이터를 연산하는데, 이 회로가 ASML의 장비를 통해 그려진다. 제한된 반도체 칩 공간 속에 트랜지스터 소자와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것이 관건이며 반도체 기술력이다.
흔히 삼성전자와 TSMC 5nm, 3nm 공정 경쟁 관련 뉴스를 많이 접하는데, 이는 영상에 보이는 회로선폭을 말하는 것이다. 선폭이 두배 얇아지면 그만큼 더 많은 소자를 집적해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기에 1nm도 반도체 세상에선 엄청난 기술력 차이와 경쟁력을 뜻한다.
Key Points
1. 독점 위치의 EUV 시장 점유
ASML의 미래는 단연 EUV에 달려있다. 지난 20여 년간 EUV 장비 양산화를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 및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이제 결실을 맺어 양산화 시작을 알리는 단계에 왔다. '21년 3Q의 ASML 장비별 매출에서 EUV가 절반 이상을 넘었다.
2. DUV 성장과 기술력
ASML의 노광기 플랫폼에는 빛의 파장에 따라 크게 EUV와 DUV로 나뉘는데, EUV의 양산화가 있기까지 DUV의 탄탄한 기술력 덕분에 오늘날 ASML이 성장이 가능했다. 경쟁사 대비 ASML DUV 장비는 안정성, 생산성, 정확성 등 다방면으로 뛰어나 경쟁사를 압도적으로 뛰어넘고 포토공정 시장점유율 1위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EUV의 매출 비중이 DUV보다 커지면서 DUV 시장은 작아질 것으로 오해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모든 반도체가 값비싼 EUV의 미세공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세 공법이 필요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에도 몇 개의 레이어만 EUV 장비가 필요하고, 여전히 DUV장비가 사용된다. 따라서 DUV 매출도 늘고 있으며 연구개발 또한 끊임없이 진행 중으로 NXT:2050i 같은 최신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3. 메모리 반도체에도 EUV 적용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EUV는 비메모리 미세공정 구현에 주로 쓰이며 7나노 이하 공정으로 CPU, GPU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쓰였으나, 최근에는 메모리 시장에도 쓰임이 많아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가 1z(3세대)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해 LPDDR5 모바일 D램을 생산 중이며, SK하이닉스 또한 D램을 EUV 공정으로 양산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3위인 마이크론과 4위 난야테크놀로지도 D램에 EUV 공정 적용 의사를 밝혔으며 메모리 시장에 EUV 장비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4. 시장점유율 확대 가능성
ASML의 강점은 포토공정을 필두로 전체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다.
기존 극자외선(EUV) 노광기로도 3나노 '싱글 패터닝'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공정 기술이 개발됐다. 싱글 패터닝은 노광기에서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 모양을 한 번에 찍어내는 것을 말한다. 여러 번 회로를 찍는 '멀티 패터닝'을 할 때보다 생산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EUV 양산화되기 전까지 193nm의 ArF 광원을 이용한 DUV로 여러번 포토공정을 거쳐 10nm, 7nm 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멀티패터닝을 활용했으나 13nm의 극자외선 EUV를 이용하면 한번의 포토공정, 싱글패터닝으로 미세 공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타 공정의 반도체 장비 활용도가 낮아질 가능성과 ASML의 점유율 확대를 의미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EUV를 사용하면 공정 사이클 및 결함 가능성이 줄고, 검사 장비 수가 줄어 생산 비용을 크게 절감하게 된다.
만일 투자자들이 재무제표 및 기업가치만을 보면 ASML이 타 반도체 장비 기업에 비해 PER 등 밸류에이션이 비싸 보이지만 사실 기술을 이해하고 보면 장비 시장을 차지하고 성장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5. 계측장비로 확대
ASML은 포토공정 장비뿐 아니라 계측장비 플랫폼도 보유하고 있다. 회로 선폭(패턴)이 미세화되면서 오버레이 측정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 ASML의 검사 장비 플랫폼인 Yieldstar를 통해 계측하고 더 높은 수율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현재 계측장비 1위인 KLA-Tencor가 점유율이 압도적이지만 ASML이 침투한 것에 의의가 있다. EUV가 도입되고 높은 수율을 위한 데이터 집계를 위해 Yieldstar 장비가 같이 구성되는 전략이 이루어지면 검사 장비 또한 점유율을 점차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만의 검사 장비 회사인 HMI를 인수해 데이터 수집을 통한 노광기의 성능 향상을 도모하고 패터닝 검사 시장 점유율 또한 확대하고 있다.
Finance
사이클이 존재하는 반도체 장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매출은 매년 꾸준히 증가했으며, 제조업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또한 연구개발(R&D)에 소홀하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매년 흑자를 유지하고 쌓이는 잉여현금으로 광학 관련 기업을 인수하여 기술력 확보에 신경 쓰고 있다. 또 꾸준히 배당을 인상하고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친화적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Risks
1. 반도체 사이클
반도체 제조 산업 특성상 사이클이 존재하는데 반도체 장비 기업은 더욱 취약하다.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이루어지고 나면 장비 매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2. 미중 갈등의 무기가 된 반도체
ASML은 네덜란드 기업이지만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 부품 수출은 미국 상무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중국에 장비 수출이 어렵게 되었다. 특히 이 제재로 중국은 EUV 납품받지 못하는 상태다. 중국은 2020년 기준 장비 매출의 1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있는 편이라 ASML에도 타격 있을 것이라 짐작되지만 ASML CEO 피터베닝크는 중국 제재로 인한 타격은 미미하다고 밝힌 바 있다.
3. EUV 공급 난항
한해 40대 EUV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다. 최근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이 네덜란드 본사 ASML을 찾은 까닭도 EUV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EUV 20여 대, TSMC는 50여 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4. 미세공정의 한계점
무어의 법칙을 따라 미세공정이 발전하면서 트랜지스터의 집적도가 향상되었지만, 현재는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는 앞으로의 로드맵이 명확하지 않으며 성장성의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ASML은 EUV 다음 플랫폼으로 EXE(High-NA EUV)를 연구 중으로 렌즈의 개구수를 확대해 굴절률을 높여 미세공정 향상을 도모 중이다.
마무리하며, ASML은 독점적인 위치로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탄탄한 기술력과 주주친화 경영으로 고성장하고 있다. 5G, 빅데이터, 자율주행, 메타버스 패러다임의 변화로 반도체는 슈퍼사이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며 ASML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 시장 규모 전체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ASML도 쾌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자료
- ASML SEC filings
- ASML IR
Disclaimer 이 글은 개인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며 추천이 아니므로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서 종목의 선택 및 투자 시기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어떠한 이유에서도 독자들의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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