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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5일 일요일, 로마에서 아씨시(Assisi)로 갔다.
목차
1. 아씨시 여행
로마에서 피렌체로 넘어가는 일정 사이에 아씨시에서 1박을 했다. 구시가 언덕에 있는 호텔로 가는데 경사가 있어서 짐을 끌고 가는데 난항이 있었다. 험난한 계단도 많고 언덕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오르막이다. (숙박 시 버스 정류장 가까이 호텔 예약 추천)
다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거리와 탁 트인 뷰, 그리고 차분한 분위기가 보상이 됐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아씨시 구시가 언덕의 중심인 코뮤네 광장부터 길따라 도보 여행을 했다.
랜드마크인 성 프란체스코도 들리고 구석구석 걸어다니며 사진 찍었다.
점심엔 식당에서 파스타와 얇게썬 송아지 고기 그리고 맥주만 먹었는데 46유로가 나왔다. (두 명 자릿세 5유로 포함) 그렇게 맛있지도 않은데 비싸게 느껴져 저녁엔 피자를 테이크아웃하고 와인을 들고 피크닉 하기로 했다.
해가 질 무렵, 피자 메뉴를 볼 뿐인데 화보처럼 사진이 잘 나온다. 아씨시 파노라마뷰를 볼 수 있는 로카마조레에 가서 피크닉 했다. 노을 진 아씨시와 조용했던 우리만의 장소를 기억하기 위해 스냅사진을 찍었다. 10유로로 환상적인 가성비와 추억을 기록했다.
호텔로 내려오는 길, 밤의 아씨시는 아늑한 조명과 좁은 골목들이 예뻐서 또 사진을 왕창 찍었다. 아씨시에서 1박 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다.
아씨시는 로마와 피렌체 중간즈음에 위치해 있어서 피렌체-로마 구간을 이동하는 도중에 당일치기로 많이들 들리는 편이다. 하지만 1박을 하면서 아씨시만의 차분한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2. 로마~아씨시 기차 환승
어째서인지 2024년 5월 4일 이후로 로마에서 아씨시 직항 기차가 없었다. (5월 3일까지 트렌이탈리아로 조회했을 때 8월까지 직항 기차는 없고 9월부터 직항이 있었다.)
그래서 여행 전에 미리 예매하지 않고, 현장에서는 혹시 직항 기차를 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다르지 않았고 환승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자가 줄어서 더 쾌적한 아씨시를 여행할 수 있었다.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출발해 Terontola-Cortona역에서 내린 뒤 Assisi로 가는 기차로 환승해서 갔다. 가는데 딱히 불편한 건 없었고 많은 이동도 필요 없었다.
3. 철도 파업, 기차 취소
2024년 5월 5일 일요일, 아씨시로 가는 날 아침 일찍 로마테르미니역에 도착했더니 이탈리아 기차 파업이 진행돼 연착이 되었다. 연착이라도 가기만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1시간, 2시간 딜레이라더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으로 해당 기차가 갑자기 취소되었다.
정말 화딱지 나는 건 다들 기차 플랫폼에서 기다리는데 직원이 알려주지 않더라. 취소되었다는 것도 주변 사람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다. 그 순간에도 몇 명은 소식을 듣지 못해 해당 기차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멘붕이 와서 어떻게 해야 하나 몇 분을 보냈다. 감정적인 상황이었지만 이성적으로 정신 차리고 계획대로 아씨시에 가야 한다는 일념에 트렌이탈리아 직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취소 환불만 도와줄 뿐 다음 기차 타라는 둥 실질적인 도움은 하나도 얻을 수 없었다. 전역 철도 파업에 다음 기차도 갑자기 취소될지 모르는데 그냥 다음 거 타라니 그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또 한 번 화딱지가 났다.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일단 아씨시를 직항으로 가는 기차가 없다 보니 일단 환승역까지만 가고보자 했다. 트렌이탈리아 웹페이지를 열고 로마 테르미니에서 환승역까지 가는 기차를 조회해 보니 해당 기차가 취소되지 않고 출발 5분 전이었다.
표도 따로 안 사고 무작정 달려 기차에 탑승했다. 텅 빈 기차에 직원이 검표를 하러 다가왔다. 표가 없었지만 당당하게 같은 역으로 가는 기차가 파업으로 취소돼서 이 기차를 탔다고 하니 쏘쿨하게 넘어갔다. 그리고 환승지에서 아씨시로 결과적 공짜로 로마에서 아씨시를 왔다.
철도 파업으로 기차가 취소되었을 때 여행자 본인이 순발력으로 대처해야 하는 게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유럽 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쌓인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문화 탓인지 유럽의 직원들은 내 탓이 아니니 당당하게 모른다는 식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검색해 보니 일정을 계획할 때 철도 파업을 미리 확인이 가능한 것 같다.(공휴일 확인 사이트) 다만 정확한지는 모르겠고, 이런저런 변수까지 생각해가며 여행 일정을 계획한다면 가기전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사건들이 여행의 묘미인가 싶기도 하다. 지나고 나서 재해석하기 나름이다. 본인은 긍정적으로 순발력 있게 상황판단해 아씨시에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고 의미 부여했다. 공짜로 기차 타고 간 건 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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