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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올린다고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까? 인플레이션을 발발한 이유는 복합적인데 그중에서 공급망 문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연준이 매파적인 긴축정책을 취한다고해서 해결될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연준이 갑자기 돌변하여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계속 궁금했다.

 

가설은 통화량을 너무 프린팅했기때문에 미 달러 지위를 다시 회복하고자 기준금리 인상하는 게 아닐까, 개인적 추측이다. 유로, 엔, 위안 등 다른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게 하려면 이자를 많이 쳐줘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미연준은 기업의 고용율이 탄탄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선제적으로 긴축을 앞당겨 미달러 기축통화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게 목적이지 않을까. 

 

7/8일, 실제로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호전적으로 나오면서 미연준의 7월 FOMC에서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22992 

 

<뉴욕마켓워치> 6월 고용지표 깜짝 증가…국채↓주식·달러 혼조 - 연합인포맥스

(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증시는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 긴축 우려가 강화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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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6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발표됐다. 미 노동부는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7만2천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이 예상한 25만 명 증가를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6월 고용은 수정된 전월치인 38만4천 명 증가보다 살짝 낮았다. 지난 4월의 신규 고용자 수는 36만8천 명으로 수정됐다. 한편 6월 실업률은 3.6%로 집계돼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실업률은 넉 달 연속 3.6%를 유지했다. 월가 예상치였던 3.6%에도 부합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정책을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늘 궁금했는데, 이 궁금증에 대해서 <파월이 멍청해서 침체가 온다?> (박문환의 스페셜 리포트) 읽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블로그에 남긴다. 

 

 

(...중략)

그럼 지금부터 제 생각을 말씀드리죠. 사람들은 파월을 멍청이로 몰아가는 분위기인데요, 저는 그 반대입니다. 파월과 같은 사람들 덕분에 20%에 달하는 가혹한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자초지종을 설명드리죠. 과거에도 공식적인 더블 딥이 있었는데요, 지난 1980년대 초였지요? 당시에도 2차 오일쇼크 이후에 기준 금리를 거의 20% 직전까지 상승시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1980년대와 지금은 비슷한 점들이 참 많죠? 그 당시는 미국이 금본위 제도를 폐기하고 무한정 돈을 찍어내기 시작했던, 그러니까 첫번째 양적 완화의 시기였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달러 가치가 금에 페그되어 있었는데요, 명목화폐로 바뀌게 되면서 달러 가치는 그야말로 폭락했었습니다. 달러의 폭락으로 인해 물가가 급하게 오르자, 연준은 금리를 빠르게 올려서 달러에 대한 매력을 부각시키려 했었지요. 이후로 달러에 대한 신뢰는 되찾을 수 있었지만, 결국 20%에 달하는 혹독한 금리 상승이 기업들의 신규 투자 활동을 중단시켜 경기 후퇴가 발생했었지요.

 

그럼 지금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달러 인덱스라는 바스켓이 생겼다는 점이죠. 지금부터 집중해서 잘 들어주세요. 그 때나 지금이나 물가 상승의 진짜 원인은 과도한 화폐 발행 때문입니다. 대부분 유가 때문에 물가가 오른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앞서 의회 조사국에서 주장했던 것들이 대부분 틀렸다는 것을 이미 입증해드렸으니 더 추가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돈 가치가 하락하면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불변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엄청난 화폐 발행에도 달러 가치가 그 때처럼 속락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유는 달러 인덱스 바스켓 안에 유로화나 엔화와 같은 비교 통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달러보다 더 빨리 하락해준다면 달러는 오히려 상승하는 것처럼 위장이 가능하거든요. 실제로 엄청난 신권을 발행했음에도 달러는 초강세를 보이는 마법을 보이고 있잖아요? 연준이 75BP나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는 순간부터, 경기 침체는 불가피한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딱 그날부터 글로벌 증시가 하락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과거처럼 20%까지 금리가 올라가면서 극심한 침체를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75BP의 인상은 결국 유로화와 엔화 등의 상대 약세를 가져와서 달러를 돋보이게 할테니까요.

 

간단한 증거를 하나 제시해볼까요? 지난 FOMC회의를 달랑 몇 시간 앞두고 ECB에서는 특별 회의가 있었습니다. 왜 몇 시간 앞두고 특별회의를 했을까요? ECB에서도 감히 연준이 75BP나 인상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준 출입기자에 의해 75BP 인상론이 릴리즈 되자마자 서둘러 회의를 소집했던 것이죠. 그 회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놀랍게도, 유로화에 대한 "균열 방지(antifragmentation)"였습니다. 연준의 급한 금리 인상이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을 정밀타격하고, 이는 곧 유로화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는 말이죠.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연준이 백날 금리를 인상해봐야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은 아노트의 생각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려는 것은 당연히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스켓 내의 상대 통화의 약세를 고의로 유발시켜 달러의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자는 것이 금리 인상의 진짜 목적이죠. 특히 유로존에는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재정 취약국들이 하나로 묶여 있습니다.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아주 쉽게 이들의 허약한 재정을 공격할 수 있고, 유로화를 하락시킬 수 있죠. 실제로, 어느덧 유로화는 패리티에 고작 2% 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그럼 눈을 감고 생각해보세요. 지금처럼 물가 급등의 시기에 달러가 그 원망을 몽땅 뒤집어 쓴다면요? 자칫 <기축통화에 대한 불신>이라고 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금융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의 대 혼란이 오거나 혹은 지난 1980년대처럼 불신의 불을 끄기 위해서 금리를 무려 20%까지 속등시켜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정도의 금리를 견딜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결국 극심한 침체를 겪어야만 한다는 말이죠. 하지만 다행이도 지금은 달러 인덱스라는 바스켓이 존재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유로화와 엔화만 약세를 보이면 적당히 뽐뿌질 하다가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거든요. 금리 속등이 없는, 훨씬 더 나아진 시스템 안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겠지요? 1980년대에는 주택 모기지 금리가 17% 전후였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그저 은행 자본가를 먹여살리는 구조였지요. 지금은 많이 올랐다지만 고작 5% 내외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누가 만들었냐구요? 수 없이 손가락질 당하는 연준 노인네들이 갖은 욕을 얻어먹어가면서 만든겁니다. 만약 달러의 영속 시스템이 없었더라면 금리는 아마도, 20%를 향해 오르고 있었을 겁니다.

 

출처: <파월이 멍청해서 침체가 온다?> (박문환의 스페셜 리포트, 2022.7.7)

미연준-금리인상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