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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1.1 영국 새정부 감세안 

지난 23일 경제성장 촉진을 목적으로 영국정부는 '소득세 및 법인세 인상 철회' 등을 통해 2027년까지 450억 파운드(약 68조원)를 감세한다는 내용이 담긴 감세안을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영국의 감세정책은 통화정책(긴축)과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감세안 발표 뒤 영국 금융시장은 요동쳤고, 영국의 30년물 국채 금리는 연 5% 이상으로 치솟으며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부르고 파운드화, 유로화는 약세로 달러는 더욱 강세를 만들었다. 

 

 

시장 뒤흔든 英 감세안, IMF도 비판…"현시점 비추천, 불평등 확대" - 머니투데이

리즈 트러스 영국 내각의 대규모 감세 정책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IMF 대변인은 영국의 감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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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영국 영란은행(BOE) 시장 개입

지난주까지만 해도 영란은행은 27년 만에 두 차례 연속 0.5% 인상하는 빅스텝을 보이며 양적긴축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국 새정부가 발표한 감세안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급격히 요동치자 영란은행은 통화정책을 철회하고 긴급히 시장에 개입했다.

 

 

선택지 없다…'위기의 영국' 시장 쇼크 막으려 또 돈풀기(재종합)

영국 영란은행(BOE)이 결국 시장 개입에 나섰다. 새 정부의 대규모 감세안 탓에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급 폭락하자, 가격이 추락하는 장기국채를 무한정 사들여 금융시장 쇼크를 막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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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용

2.1. 장기국채 매입 (양적완화, QE)

영란은행의 깜짝 양적완화(QE) 발표로 금융시장은 안정을 보였다. 재정정책 내용은 아래로 요약할 수 있다.

  • 양적긴축(QT)방안은 10월 31일까지 보류
  • 10월 14일까지 매일 50억 파운드까지 총 650억 파운드 규모로 20년 이상의 장기국채(길트) 매입 시사

2.2. 영란은행 긴급 국채 매입 근본적 이유

연기금, 보험사들은 자산(Asset)과 부채(Liabilties)의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할 의무가 있다.

최근까지 저금리를 유지했기에 부채는 가치(가격)가 계속 커짐 (일종의 채권처럼 금리가 낮아지면 가치(가격)가 오르는 것처럼)

 

이에 따라 자산도 가치를 맞추기 위해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을 매입하고, 구하기 어려운 탓에 파생상품으로 사서 헷징했다.

파생상품은 선물계약으로 증거금이 부족하면 강제 청산당할 위험이 있는 상품이다.

 

장기채권을 파생상품으로 들고 있던 와중에 영국 감세안 발표 이후 실제로 금리가 급등(=장기채 폭락)하게 되자 연기금, 보험사 등은 대규모 마진콜(강제 청산)되는 위기가 초례했다.

 

규모가 작은 곳은 파산을 피할 수 없고, 큰 곳이라도 청산을 당하지 않으려면 보유하고 있는 장기물 채권을 팔아 증거금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에 장기채 금리 급등을 만들며 악순환이 시작했다.

 

영국 연금컨설팅사 XPS에 따르면 연기금들이 최소 10억 파운드(1조 5000억원)규모의 마진콜, 400개의 연기금 중 약 3분의 2가 마진콜 요구를 받았다고 추정했다.

 

연기금 파산을 막기 위해 영란은행은 긴급히 시장에 개입해 장기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자금을 수혈하며 한숨을 돌렸다.

 

관련글: 레포 금리란 (Repo)

 

3. 전망

3.1. 비판론

금융위기가 터질 뻔했으나 긴급히 시장에 개입하면서 안정되긴 했지만 긴급 처방이 앞으로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재정정책(긴축)을 펼친다던 영란은행이 모양 빠지게 급하게 통화정책(완화)으로 선회하면서 꼬인 것이다. 무디스(신용평가기관)에서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예정된 10월 31일 QT가 시작되면 우려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물가를 잡으려는 영국 중앙은행과 상반되는 영국 신정부의 대규모 감세안도 문제다. 미국 정부나 IMF 등 영국 정부에 감세 정책 철회를 압박하고 있지만 현재 영국 정부는 감세안 철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즉, 임시방편으로 영란은행이 현금 수혈해 일단락된 것이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없다.

 

3.2. 주식 시장

하루가 다르게 전 세계 곳곳에서 악재만 쏟아지고 있다. 며칠 전 러시아 가스관 폭발로 유럽 내 에너지 위기로 증시가 출렁였는데 어제는 영국이 증시를 죽였다. 공포가 극에 달하면 한편으로 바닥에 가까워졌으니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분분한데 예상치 못한 정책, 사회 이슈로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입히며 어디가 바닥인지 모를 정도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경제지표로 알 수 있는 점은 막대하게 찍어낸 현금은 자산이나 부동산에 가지 않고 미국 달러로 모였다는 점이다. 즉, 위험 회피 단계로 비를 피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가 날이 갤 조짐을 보이면 아주 빨리 점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채권과 주식으로 흘러갈 것이다. 모든 국가들이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시장은 미연준의 스탠스가 완화될 조짐만 주시하고 있고 그때까지는 미달러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글:

 

+10/4 업데이트, 결국 영국 감세정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감세 정책이 '10일 천하'로 끝난 것은 트러스 신임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굴복한 英…결국 감세안 철회

트러스 총리, 지지율 급락하자 10일만에 `없던 일로` 감세 발표로 폭락하던 파운드화·국채 가격 진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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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미국 재무부 부채한도 이슈 등 정책문제는 결국 해결방법이 있기때문에 금융시스템 문제가 아니라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봐도 될듯하다. 따라서 이같은 정책문제로 증시가 급락한다면 매수 기회로 활용해 단기투자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관련글: 수익 극대화를 위한 단기 투자 방법 | 주식투자 전략 (feat. 트레일링스탑)

 

참고 및 출처

  • 영란은행이 개입을 결정한 진짜이유 (이효석아카데미, 2022.9.29)
  • 영국 금융위기 터질 뻔…그런데 월가가 좋아한 이유 (한경글로벌마켓, 2022.9.29)